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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국내 소매 유통업의 환경 변화

by URBAN CST 2020. 4. 21.

세계화(Globalization)란 정보화와 교통의 발달로 인해 시·공간적인 제약이 줄어들고, 각 국가들이 새로운 시장 진입을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한 결과 점차 그 경계와 벽이 허물어지고, 전 지구적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다국적 기업의 등장과 시장의 세계화로 인해 기업의 국적 여부는 날로 퇴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유통업체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재 우리나라의 시장에서도 막대한 자본과 발달된 유통기술을 앞세운 해외 유통업체들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구자성, 2003). 1990년대 초반 이후에 일련의 국가에서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획득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와 합병이 빈번하였고, 더 나아가 빠른 조직 성장을 통해 지위를 공고히 하는 특정 다국적 소매업체 집단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시장개방을 통해 그동안 각 국가에서 보호하던 산업에 대하여 다국적 소매업체들의 진출을 허용하게 됨으로써 세계화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유통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상품과 정보의 흐름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나아가 생산과 소비가 효율적으로 연결되게 하여 국가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통산업은 어느 국가든지 국민 경제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OECD 국가들의 경우 국가총생산(GDP)의 8~18%를 차지하고 고용인구도 전체 노동인구의 10~2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가총생산에서 유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총 고용면에서 유통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높다. 즉, 많은 인구가 낮은 수준의 생산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국내 유통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유통산업 종사자의 일인당 부가가치는 OECD 국가들 가운데 매우 낮은 편인데, 이는 영세한 가족 생계유지형 중소유통업체나 전통적 시장에서 소규모로 영위하는 좌판식 상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에서 오랜 기간 유통산업의 종사를 억제하고, 그 발달이 지체되어 온 원인으로는 사농공상의 위계에 따른 상업 천시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는 점과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상업자본이 국내 상업계를 장악·독점하여 우리 스스로 상업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는 점, 그리고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한 제조업 중심의 재벌들이 유통산업을 독점적으로 지배함으로써 독자적 기업형 유통산업의 성장이 방해받아 왔다는 점들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서비스산업의 세계화를 촉진시킨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의 영향으로 정부는 3단계의 개방일정을 거쳐 1996년 1월 1일부로 유통 시장을 전면 개방하였다. 이에 따라 외국 다국적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고효율 소매업태인 할인점의 폭발적인 증가로 기업형 대형 유통업체의 성장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1990년대 중반 이후 일어나고 있는 유통산업의 주요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개방의 가속화이다. 1996년 이전 우리와 경제 여건이 비슷한 홍콩이나 대만 등이 오래전에 유통시장을 개방하였고, 서비스산업 자유화의 확산과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의 결과 우리의 유통시장 개방은 불가피하였다. 따라서 1989년 도·소매업 진흥 5개년 계획 수립 시 단계적인 유통시장 개방계획을 발표하였다. 이후 1993년 12월에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을 위한 최종 양허안을 제출하면서 1996년 1월 1일부로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었다. 이에 따라 1996년부터는 해외의 유통업체나 제조업체가 도·소매업에 단독 또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국내에 진출할 경우 매장면적과 점포수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

둘째,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과 다점포화이다. 국내 유통산업의 높은 성장성에 따라 다수의 대기업과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국내 유통업계에 진출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었지만, 대부분 실패하였다. 그리고 전통적인 유통 기업인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유망 상권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다점포화를 추진하면서 수도권 중심의 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지방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셋째, 소비자의 소비경향 변화이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소비자들은 고급화·다양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요구하고 문화·교육·오락·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게 되었다. 이는 전 근대적인 유통 업체인 재래시장과 구멍가게의 쇠퇴를 초래하였고 현대화된 시스템을 갖춘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 등과 같은 업태가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급속한 자동차의 보급으로 대형 소매점의 교외 입지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도시화의 초기에는 인구집중에 따라 상권의 도심 집중현상을 야기했으나 급속한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상권이 부도심, 교외 주거지역, 위성도시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전까지 가계소득이 꾸준히 증가하여 생필품에 대한 지출은 감소한 반면, 문화·통신·레저 등 고급 소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였으며, 감성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디자인·색상 등을 중요시하였으나, 1997년 10월 이후 IMF 관리체제로 들어오면서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할인점이 주도하는 가격파괴 현상이 심화되었다.

한편,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유통 업태 간의 경쟁이 점점 심화되어가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효율적인 배달 체계와 결제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해지고, 1990년대 중반 이후 외국의 다양한 유통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유통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었다. 특히 대형마트와 1988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편의점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통 업태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재래시장과 주택가의 구멍가게를 대체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인터넷 등 기업형 유통 업태들과 재래시장 간의 업태 간 경쟁이 나타나고 있으며, 각 업태 내 기업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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