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으로 글로벌의 의미는 ‘전 세계의’,‘지구 상의’의 의미이고, 브랜드는 ‘상품을 구별하기 위한 표식’의 의미이다. 사전 그대로 풀이한다면, 글로벌 브랜드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표’라는 의미이다. 물론 이러한 정의가 틀리지는 않다. 오히려 가장 본질에 충실한 정의일 것이다. 다만 우리가 말하는 브랜드는 단순히 ‘알고 있다’는 의미만이 아닌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란 무엇이다’라고 한두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일인데, 현재까지 이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에서는 글로벌 브랜드가 어떤 것인지를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해당 브랜드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해외지역에서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같은 비율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와 같이 작은 국가의 글로벌 브랜드인 경우에는 해외 매출 비율이 이보다 더 올라가야 할 것이다. 반면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에는 미국 시장이 유럽 시장과 거의 같을 정도로 확대되어감에 따라 미국 외 지역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가는 추세다.
두 번째는 북미, 남미,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의 네 지역에 적어도 한 국가 이상씩 거점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세계 각국에 뻗어나간 글로벌 브랜드는 일관성을 지니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브랜드의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소비자’다. 브랜드 컨설턴트나 유명한 학자 혹은 브랜드 관리자가 브랜드를 정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로 소비자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브랜드를 정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서의 ‘상표’가 고객의 인지에 바탕에 두었다면, 우리가 논하는 ‘브랜드’는 인지를 넘어선 관심 그리고 선호도와 충성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파고들어 심지어는 애착까지 갖게 하는 그것이 브랜드이며, 모든 기업이나 브랜드가 꿈꾸는 시장에 대한 진정한 지배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느 하나의 ‘대상’에 공통된 관심과 선호도를 갖게 하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글로벌 브랜드는 바로 이를 의미한다. 이름과 표시에 지나지 않았던 상표가 전 세계 소비자의 마음속에 인지되고 선호도와 충성도를 확보하게 되었을 때 이를 글로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종합해 보면 글로벌 브랜드란 1등일 필요도, 화려할 필요도 없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기업은 이 글로벌 브랜드를 통해 누구보다도 강력하며 차별화된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신만의 시장에서 리더가 돼라. 시장에서 제일 많이 팔려고 하지 마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알리려고 하지도 마라. 당신이 고객으로 하고 싶은 그들에게 당신만의 가치를 인정받아라. 당신이 소비자를 지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인정받은 가치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소비자들에게 당신이 지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둘째, 소비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라. 변함없이 믿고 있던 친구가 어느 날 당신의 기대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이 당신의 실수이든 혹은 원래 그런 모습이든 그건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친구가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당신이 주는 메시지는 언제나 같아야 한다. 평생을 같이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이. 물론 당신이 소비자에게 주었던 기본 가치를 잊지 말라는 말이지 정체해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옷은 언제라도 갈아입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코카콜라는 2000년대 들어 지역별로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다가 다시 전 세계가 하나로 통일된 전략으로 회귀한 뼈아픈 실패의 경험이 있다. 국제적이란 말은 ‘우린 세계인과 하나’라는 식의 무의미한 선언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당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셋째, 세상의 변화를 느껴라. 브랜드는 변하지 않는 역사의 한 페이지와 같은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마음이 달라질 수 있는 위험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언제나 눈과 귀를 열어라. 시장 점유율의 변화와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잘 체크해야 한다. 위기 징후가 왔을 때 즉각 대처하지 않으면 브랜드의 몰락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넷째, 브랜드 투자를 게을리하지 말라. 기대를 저버리는 친구에 실망하듯 변하지 않는 친구도 언제까지 당신에게 신선함을 주지는 못한다. 스스로의 모습은 잃지 않되 언제나 변하라. 당신을 사랑하는 친구가 당신의 친구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다섯째, 브랜드 보호를 위해 힘써라. 글로벌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 때문에 언제나 겪을 수밖에 없는 피해가 브랜드 도용이다. 스스로의 명예는 스스로 지켜라. 다행히 브랜드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로벌 시대가 만든 글로벌 브랜드 (생활속 브랜드) (0) | 2020.04.25 |
---|---|
글로벌 시대가 만든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Nike) (0) | 2020.04.24 |
사회변화와 소비양극화 (0) | 2020.04.22 |
국내 소매 유통업의 환경 변화 (0) | 2020.04.21 |
저소득 독거노인의 정의 (0) | 2020.04.20 |
댓글